한 줄 평 : "그래서 치매냐 아니냐"
이성민 주연.
이 말 하나로 이 드라마 볼래 안볼래? 라는 질문에 충분히 대답할 수 있겠다.
더욱이 형사물의 경우, 반전 없는 무말랭이식 전개로는 시청률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무대적 장치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장르이기도 하다.
다만, 그것이 지나지고, 잔가지가 많고, 맥락을 어지럽히면,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전체 내용의 틀을 이해하기보다 등장인물들의 호흡을 따라기 바쁘다.
딱 그랬다.
주인공의 메모습관과 파일철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억력이 예전같이 않으시죠?", "요즘들어 자주 깜빡깜빡하시죠?" 식의 대사들로, 주인공의 습관이 치매증상과 겹쳐 사건이 외곡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주변인물들과의 마찰과 거기서 파생되는 휴머니즘을 암시하는 듯 했으나, 정작 앞에선 그런 밑밥을 깔아두고 뒤에선 단 한번도 휘발되는 기억력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이뤄지니, 어쩌면 복선을 하나하나 기억하며 추적하는 시청자에게는 실망을 안겨주는 부분들이 많았다.
"내 과거 속 놈이 있다"는 포스터의 한 줄과는 다르게, 상당히 깨끗한 과거지만 한 두번의 과오로 시작되는 "친구"와의 이야기인데도, 굳이 주인공의 방 안에 그렇게 방대한 양의 사건기록을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까.(20세기 소년의 친구쯤은 되야지)
또, "친구"라는 캐릭터 자체를 올드보이같은 관계도 아니면서, 마지막화 즈음에 과거 회상신으로 회귀해서 극적인 관계를 설명하려 했던 것도 이전화까지의 전개와의 개연성을 떨어뜨리기에 실망스럽기도 하다.
이야기의 전개는 타이트했지만, 사건의 관련인물들의 비하인드를 (친절하게)이해시켜주지 않은 채로 후술되는 과정이 반복되는게,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에서의 개운함보다는 곧이어 따라오는 피로감이 누적되는 느낌이었다.
총 8화로 구성된 시즌1은(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엔딩이었기 때문에) 일본식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좋아할만하겠다.
하지만 관련인물들간의 비하인드와 얽힌 감정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며 킬링타임을 바라는 사람들은 중간에 보다 말 수도 있겠다.
주관적인 평가는 10점 만점에 7점.
배우들의 연기력이 많은 부분을 커버했다는 느낌.
추천하냐면, 음, 추천반 비추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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